2014년 4월 20일 일요일

구글 "바꿀 때가 됐다"...마이크로소프트에 선전포고


(몇일 전 한국경제신문 N스크린 서비스인 한경+용으로 썼던 글을 볼로그에 옮겨 싣습니다. 크롬북에 관한 글인데,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게 최대한 쉽게 썼습니다.)

“이젠 정말 바꿀 때가 됐다 (It’s time for real change).” 아밋 싱 구글 기업부문 사장이 지난 18일 구글 엔터프라이스 블로그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XP가 깔린 PC를 구글 크롬 OS가 깔린 크롬북이나 크롬박스로 바꾸라는 얘기죠. 학교, 공공기관, 기업 등에게… 마이크로소프한테 “한판 붙자”고 선전포고를 한 셈입니다.

크롬북은 크롬 OS가 깔린 노트북, 크롬박스는 크롬 OS가 깔린 데스크톱입니다. 둘 다 전면 클라우드 방식의 컴퓨터. 각종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아니라 클라우드(여기서는 구글 서버)에 저장해놓고 어떤 크롬 컴퓨터에서든 접속해 이용할 수 있는 게 강점입니다. 가격이 저렴(크롬북의 경우 30만원 안팎)한 것도 강점이죠.

구글이 크롬북을 내놓은 건 3년 전인 2011년 6월이고, 삼성과 에이서가 선봉장으로 나섰습니다. 지금은 레노버, HP, 델, 도시바 등 대다수 메이저 메이커들이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 시점에 “정말 바꿀 때가 됐다"고 말하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XP에 대한 기술지원을 지난 8일 끝냄에 따라 컴퓨터를 바꾸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입니다.

인도계인 아밋 싱 사장의 글은 ‘오늘은 컴퓨팅의 한 시대가 끝난다'로 시작합니다. 아시다시피 윈도XP는 2001년에 나왔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 베스트셀러 중 하나죠. 그러나 지금은 13년 동안 발전한 웹 기술을 수용하기엔 너무 낡아 웹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기술지원까지 안해주면 보안도 매우 취약해지게 됩니다.


아밋 싱 사장은 비슷한 다른 것(윈도 PC)으로 바꿀 게 아니라 정말 바꿀 때가 됐다고 말합니다. 기업용 크롬북을 사용하면 안전하고 편하다는 겁니다. 구입비 관리비도 적게 들고. 그래서 6월30일까지 기업용 크롬북을 사면 100달러를 깎아주겠다고 제안합니다. 물론 미국 기업/학교 등에 해당하는 얘기이긴 하지만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크롬북은 지난해 미국에서 제법 많이 팔렸습니다. 각급 학교에서 윈도 컴퓨터 대신 크롬북을 앞다퉈 도입했습니다. 그 결과 ‘커머셜 채널'을 통한 노트북 판매에서 크롬북이 차지하는 비중이 21%에 달했습니다. 아마존에서도 베스트셀러 상위권은 크롬북이 휩쓸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미국 노트북 시장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크롬북만 사용하기엔 어려움이 많습니다. 컴퓨팅 환경이 윈도에 최적화돼 있어서 전자금융, 전자정부, 전자거래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아래아한글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삼성이 국내에서 크롬북을 팔아 재미를 보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당분간 크롬북 붐이 일어날 거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윈도XP 기술지원 종료를 계기로 구글이 크롬북을 적극 마케팅한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이제는 폰이든 노트북이든 클라우드 기반으로 갈 수밖에 없고, 그런 점에서 크롬북은 노트북 시장을 흔들 수 있습니다. 구글의 크롬북 마케팅이 성공하면 먼 훗날 윈도XP 기술지원 종료 시점이 전환점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광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