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31일 금요일

에이수스가 에이서 인수한다는 소문 있던데...


에이수스가 에이서를 인수하려 한다, 인수하면 HP를 제치고 세계 최대 PC 메이커가 된다... 점심시간에 블룸버그 타이베이 특파원 팀 쿨 팬이 쓴 기사를 읽으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에이서가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에이수스가 에이서를 인수한다? 멸치가 고등어를 잡아먹는다? 믿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소문으로 에이서 주가가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인수해주면 고맙다는 얘기인데... 도대체 이게 어찌된 영문일까요?

에이서(Acer)는 넷북 붐이 절정에 달한 3년쯤 전에는 판매대수 기준으로 델을 제치고 세계 2위까지 오른 대만 PC 메이커입니다. 당시 에이서 고위 간부는 "수년내에 HP도 제치고 세계 1위가 되겠다"고 장담하기도 했죠. 그런데 지난해 중국 레노버에 덜미를 잡히더니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내부 문제도 있을 테고 아이패드도 빌미가 됐다고 합니다. 아이패드가 넷북 시장을 박살내는 바람에 궁지에 몰렸다는 것이죠.

에이수스는 에이서와 더불어 ‘대만 듀오'로 불릴 만한 메이커지만 에이서보다는 규모가 작습니다. 따지고 보면 넷북 붐은 에이수스의 Eee PC가 원조입니다. 그러나 넷북 붐이 절정에 달했을 땐 에이서가 과실을 훨씬 많이 챙기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독사과’였나 봅니다. 에이서는 지금 매각설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반면 넷북 원조인 에이수스는 구글과 공동으로 레퍼런스 태블릿 ‘넥서스7’도 내놓았고 에이서를 인수할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기사. 에이수스가 아이패드에 밀린 에이서를 인수해 세계 최대 PC 메이커가 될 수 있게 됐다. 에이서는 2009년 저가 PC 수요에 힘입어 판매대수 세계 2위까지 올랐다가 태블릿이 PC 시장을 잠식함에 따라 3위로 밀려났다. 2011년에는 처음으로 연간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24억 달러. 2010년 1월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를 공개한 직후에 비해 75%나 줄었다. 이제는 에이수스의 1/3에 불과하다.

에이수스는 구글의 ‘넥서스7’ 태블릿을 개발했고 에이서는 게이트웨이와 패커드밸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에이수스가 에이서를 인수하면 세계 PC시장 점유율이 18%가 돼 HP를 제치고 세계 1위 메이커가 된다. (가트너 발표 점유율을 더한 수치인 듯). HSBS 애널리스트 제니 라이는 “양사는 보완적이다...에이수스는 규모가 작아서 덩치 큰 에이서를 인수하면 구매단가를 낮추고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이서 대변인은 인수설에 대해 코멘트를 거절했다. 에이수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데이비드 장은 “우린 그런 계획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에이서는 1976년 설립돼 IBM에 납품하면서 성장했으며 1987년 자체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2007년 미국 게이트웨이를 인수하고 이듬해 네델란드 패커드벨을 인수했다. 이렇게 인수로 덩치를 키우고 저가 컴퓨터를 생산해 델을 제치고 판매대수 세계 2위가 됐다.

블룸버그 기사 앞부분만 간추렸습니다. 뒷부분에는 아이패드가 왜 에이서를 어렵게 만들었는지 설명합니다. 요즘 세계적으로 불황이죠. 그렇다면 브랜드 PC 중에서는 판매단가(500달러)가 가장 낮은 에이서가 깃발을 날려야 하는데 오히려 매각설에 휘말렸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아이패드라는 얘기입니다. IBM 하청 시절에 고착된 “코스트" 중심 기업문화가 독특한 제품을 만드는데 장애가 됐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다시 기사. 에이수스는 1990년에 설립됐고 마더보드와 그래픽카드 최대 제조사이다. 2007년 넷북을 처음 개발했다. 울트라북도 맨먼저 내놓았고 구글과 함께 넥서스7도 개발했다. 에이수스가 제품 혁신을 주도하는 것은 연구개발(R&D)에 적극 투자하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매출의 2%를 R&D에 투자했다. 에이서는 이 비율이 0.24%였다. 2분기에는 세계 시장이 0.1% 위축된 가운데서도 38.6%의 판매증가율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기자가 분석을 잘했습니다. 기사를 읽다 보니 10여년 전 에이서 초청으로 대만과 싱가포르에 다녀온 일이 생각납니다. 타이베이 신주 과학단지를 둘러볼 땐 ‘컴퓨터 부품회사가 왜 이렇게 많나' 깜짝 놀랐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에이전트 행사가 열렸는데 마지막 날 에이서 티셔츠 입고 산토사섬에 가자고 하길래 거부하고 시내 공원에서 산책했습니다. 그때 “세계 7위”라고 했는데 세계 2위까지 올랐다가 미끄러지고 있으니 안타깝네요. [광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