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0일 금요일

HTC가 잘 만들고도 고전하는 이유는?


대만 휴대폰 메이커 HTC, 안드로이드 진영의 첫번째 선봉장.
구글과 함께 제1호 안드로이드폰 G1을 만들었고,
최초의 구글폰 “넥서스원(Nexus One)”도 만들었죠.
혁신과 디자인을 기치로 내걸고 급성장했던 다크호스.
여러 가지 면에서 팬택을 닮은 폰 메이커이기도 합니다.
창업시기: 팬택 1991년, HTC 1997년.
그런데 HTC가 작년 가을께부터 맥을 못추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철수한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죠.
아침에 실리콘앨리 인사이더의 오늘의 챠트를 보고 메모합니다.




HTC 주가 그래프입니다. 영락없이 산처럼 생겼습니다.
작년 중반 1200 대만달러 돌파...지금은 200 대만달러 남짓.
주가가 반토막 난 정도가 아니라 ⅕ 이하로 곤두박질했습니다.
한때 모토로라 삼성과 더불어 “안드로이드 삼총사"로 불렸는데
대체 이 회사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실리콘앨리 인사이더에 따르면 작년 10월 캐널리스가 HTC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폰 메이커로 선정했다고 합니다.
작년 3분기에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팔았답니다.
HTC 570만대, 삼성 520만대, 애플 490만대. (링크)
이때가 HTC의 절정기였겠죠.
이후 삼성한테 “최대 안드로이드폰 메이커” 타이틀을 넘겨줬고
구글은 ‘넥서스’ 브랜드 폰/태블릿을 삼성과 함께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특허 확보를 명목으로 모토로라를 인수했습니다.
한마디로, 본의아니게 구글이 조강지처를 버린 꼴이 됐습니다.




BGR은 어제 ‘지옥에 빠진 HTC’란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HTC 시가총액이 6, 7일 이틀 동안 10억 달러 줄었다고 합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HTC가 신제품을 내놓았는데
삼성 갤럭시, 애플 아이폰과 싸워 이겨야 하는 제품이란 점이다.
HTC는 애플을 제외하곤 제품군이 가장 다양하지 못한 메이커다.
로엔드 제품이 부족하다 보니 하이엔드 제품에 의존해야 한다.
5월에 런칭한 원엑스(One X)는 6월부터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HTC는 이 죽은 말로 신학기와 크리스마스 시즌을 보텨야 한다.
애플이 아이폰5를 내놓고 공격적으로 치고 나올 테고
삼성은 갤럭시S3 가격을 낮추면서 아이폰5에 맞설 것이다.

2010년 봄만 해도 미국 폰 시장에서 삼성과 LG가 선두를 다퉜다.
각사의 점유율이 22%로 같았다. 그런데...
LG는 이후 2년 동안 차별화하지는 않고 삼성을 따라하기만 했다.
삼성은 디스플레이 우위와 약간 나은 하드웨어로 LG를 제압했다.
HTC는 이 에피소드에서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LG가 저질렀던 실수를 똑같이 따라하고 있다.
HTC는 2년 전만 해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0%였다.
그래서인지 고집스럽게 삼성 애플과 정면승부를 했다.
그 결과 지금은 점유율이 2.5%로 떨어졌고 계속 떨어지고 있다.
HTC는 자기 몫이라고 주장할 만한 틈새시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애널리스트들은 HTC의 좋은 퀄리티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본다.

BGR이 아주 날카롭게 HTC의 문제를 지적했다고 생각합니다.
제품을 잘 만들었기에 지금 어렵다... 이런 황당한 경우도 있군요.
일반적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지 못해 위기에 처하는데
HTC는 좋은 제품을 만들었지만 마케팅에서 실패했다는 겁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HTC는 LG와는 다른 유형의 실패 사례입니다.
물론 탁월하게 좋은 제품이라면 애플 삼성에 밀리지 않겠지만
어정쩡하게 좋다 보니 하이엔드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겠죠.
그리고... LG는 어떤가요? BGR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
소비자들이 열광할 만한 제품을 많이 내놓길 바랍니다. [광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