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4일 금요일

신생기업, 창사 이틀만에 1900억원에 팔리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콘트레일 시스템스라는 스타트업이 출범한지 이틀만에 약 1900억원에 달하는 거액에 팔렸습니다. 믿기지 않는 일입니다. 회사 홈페이지에서 임직원 10명 프로필을 보니 공동창업자들이 인도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신문용으로 썼던 글을 블로그에 그대로 싣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를 비롯한 외신을 참고해 정리했습니다. [광파리]



미국 캘피포니아 산타클라라에서 지난 11일 출범한 신생기업이 이틀 후인 13일 1억7600만 달러(약 1900억원)에 팔렸다. 아무리 벤처 생태계가 좋은 실리콘밸리라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어떤 기업이기에 이렇게 비싼 가격에 팔렸을까?

화제의 기업은 콘트레일 시스템스(Contrail Systems). 비즈니스 인사이더를 보면 이 신생기업은 설립 네트워크 장비/솔루션 기업인 주니퍼네트웍스에 팔렸고 공동창업자 3명을 포함한 임직원과 투자자들은 현금 5750만 달러와 주니퍼 주식 600만주를 나눠가졌다.

주니퍼네트웍스는 콘트레일 공동창업자들이 지난 7월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벤처캐피탈 코슬라벤처스를 통해 1000만 달러를 끌어모을 때도 유망하다고 보고 소액을 투자했다. 그 후 기회를 엿보다가 회사가 설립되자마자 거액을 주고 아예 인수했다.

콘트레일은 아직 제품을 내놓지도 않았다. 내년에야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런데도 주니퍼네트웍스가 과감히 인수한 것은 요즘 뜨고 있는 ‘소프트웨어 기반 네트워킹(SDN)’ 기업인 데다 경쟁사들을 위협할 만한 기술력을 갖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상화 기술’로 알려진 SDN은 기업용 네트워크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아이템 중 하나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네트워킹을 소프트웨어로 처리함으로써 라우터·스위치 등 고가 통신장비 구입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아래 윤문석 VM웨어 한국지사장 발언 참고)

주니퍼가 콘트레일을 인수한 것은 경쟁사인 VM웨어가 지난 7월 SDN 선두주자인 니시라(Nicira)를 12억6000만 달러(약 1조3600억원)나 주고 인수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보도자료 링크). 이때부터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SDN 기업 인수·투자 열기가 달아올랐다.

지난 10월에는 니시라의 라이벌인 빅스위치가 2500만 달러 유치에 성공했고, 신생기업 플렉시는 두 차례 펀딩을 통해 4800만 달러를 끌어모아 이달 초 출범했다. 8월에는 SDN 신생기업 플럼그리드가 1070만 달러를 유치하기도 했다.

주니퍼 입장에서 보면 콘트레일을 인수해 SDN 기술을 활용하면 시스코 장비가 깔린 네트워크에도 자사 장비를 공급할 수 있다.
따라서 콘트레일을 인수하면 네트워크를 탄력적으로 구축할 수 있고 시스코 고객사들을 뺏어올 수도 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콘트레일 공동창업자들은 주니퍼 장비와 시스코 장비를 잘 알고 있다. 최고경영자(CEO)인 앵커 싱글라는 아루바와 주니퍼에서 일했고,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키리티 콤펠라는 주니퍼에서, 페드로 마크스는 시스코와 주니퍼를 거쳐 구글에서 일했다.

주니퍼네트웍스의 콘트레일 거액 인수는 실리콘밸리의 최근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올해 들어 페이스북, 징가 등의 주가가 기업공개 후 곤두박질하면서 투자 열기가 주춤해졌다. [광파리 김광현. 트위터 @kwang82]

윤문석 VM웨어 한국지사장 통화 내용: “네트워크 장비의 경우 컨트롤 기능이 하드웨어에 내장돼 있다. 그러다 보니 메이커가 다른 장비를 같은 네트워크에서 쓰기 어렵다. 시스코 장비랑 주니퍼 장비를 같이 쓰기 어렵다. 그런데 장비에서 컨트롤 기능을 빼서 소프트웨어로 만들고 이것을 특정 서버에서 컨트롤 하면 어떤 메이커 장비든 쓸 수 있다. 네트워크 가상화도 마찬가지다. 컨트롤 기능을 빼놓으면 브랜드나 메이커에 관계없이 장비를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