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4일 목요일

구글 크롬 책임자가 안드로이드도 맡는다


구글 경영진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크롬 책임자인 순다 피차이 부사장(SVP)이 그동안 앤디 루빈 부사장(SVP)이 맡아온 안드로이드까지 맡기로 했습니다. 피차이가 크롬과 안드로이드를 모두 맡는다는 얘기입니다. 아시다시피 크롬은 브라우저/웹OS이고 안드로이드는 모바일 OS입니다. 이 둘을 한 사람이 맡는다는 건 의미가 큽니다.

구글 창업자/CEO인 래리 페이지가 구글 블로그를 통해 밝혔습니다. 루빈이 맡아온 안드로이드까지 피차이가 맡는다고. 페이지는 또 2004년 루빈이 찾아와 안드로이드를 개방형 모바일 OS로 키워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을 때 심금이 울렸다고 썼습니다. 모바일 기기에 구글 서비스를 어떻게 얹을까 고민하던 때 해답을 들이미니 깜짝 놀랐겠죠.

구글은 곧바로 안드로이드를 인수했고 루빈은 구글에 입사해 지금까지 안드로이드를 총괄해 왔습니다. 루빈은 구글을 찾아가기 전에 삼성과 LG한테도 찾아가 똑같은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삼성과 LG는 이름 없는 신생기업의 제안을 거절했죠. 루빈은 2010년 삼성이 갤럭시S를 처음 내놓는 자리에서 이 얘기를 꺼내기도 했습니다.

래리 페이지의 글. 현재 60여개 (휴대폰)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고 지금까지 7억5천만대의 안드로이드 기기(폰+태블릿)가 개통됐다. 구글플레이 앱 다운로드는 250억에 달했다. 앤디 루빈은 구글에서 새로운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안드로이드는 이제 순다 피차이가 이끈다. 크롬/앱스도 함께. 피차이는 2008년 크롬을 내놓아 성공시켰다.

루빈이 파트너들에 보낸 편지 (월스트리트저널이 입수해 보도). 우리는 2007년 11월 OHA(Open Handset Alliance)를 결성했고 2008년 10월 첫 안드로이드 기기를 내놓았다. 안드로이드가 거둔 실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작년에는 젤리빈을 내놓았고 구글나우를 여러 나라, 여러 언어로 내놓았다. 구글플레이도 여러 언어로 제공한다.

이런 성공을 거뒀기에 이제 안드로이드를 다른 사람한테 넘기려고 한다. 순다 피차이가 안드로이드를 이끌게 된다. 크롬+앱스와 함께. 나는 뼛속까지 기업인 (entrepreneur at heart)이다. 지금이 구글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을 적절한 시점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는 오픈 플랫폼으로 컴퓨팅을 바꿔보겠다는 열정은 예전과 다름없다.



왼쪽부터 앤디 루빈, 빅 군도트라, 순다 피차이. 모두 구글 부사장(SVP).


순다 피차이. 1972년생 인도계 미국인. 한국 KAIST와 비슷한 인도기술대(IIT) 출신. 2008년 크롬을 내놓아 브라우저 혁신을 주도했고 지금은 크롬OS와 이를 탑재한 클라우드 방식의 크롬북으로 컴퓨터 혁신을 주도. 이제 안드로이드도 맡았으니 안드로이드와 크롬의 결합을 이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크롬북 픽셀에는 이미 터치 기능을 적용했죠.

안드로이드 책임자가 앤디 루빈에서 피차이로 바뀐 것은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순둥이처럼 생긴 피차이가 안드로이드와 크롬의 결합을 추진해 성과를 거둔다면 세계 컴퓨팅 환경이 혁명적으로 바뀌게 됩니다. iOS와 맥이 결합되고, 윈도와 윈도폰이 결합돼 PC, 폰, 태블릿 등 어떤 기기에서든 똑같은 컴퓨팅을 경험한다면 얼마나 편할까요.

덧붙이자면, 구글은 인도계 간부들이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구글플러스를 맡고 있고 구글 행사 때 기조연설을 하는 도맡아 하는 빅 군도트라 부사장(1968년생)은 순다 피차이의 인도기술대 선배이고, 구글 초창기부터 검색 부문을 이끌어온 아미트 싱할(구글 펠로우) 역시 인도계입니다. 구글에는 인도계가 아주아주 많습니다. [광파리]


(참고) 2년 전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피차이를 만나 인터뷰 한 적이 있습니다. 인터뷰 글을 링크합니다. 피차이는 그때 "사람들이 태블릿보다 크롬북을 택할 것이다"고 말했는데 아직은 그렇게 되지 않고 있죠. 그러나 길게 보면 태블릿과 노트북은 수렴할 테고, 크롬북과 같은 '클라우드 노트북'이 주목받을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