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일 토요일

2001년 핀란드 방문했을 때 찍었던 사진을 보니...


토요일 오후. 집에서 쉬면서 과거 사진을 정리하다가 2001년 핀란드 정부 초청으로 핀란드를 방문했을 때 찍었던 사진을 훑어봤습니다. 당시에는 가는 곳마다 “노키아" “노키아" 해대는 통에 깜짝 놀랐습니다. 주문에 걸린 사람들 같았습니다. 헬싱키에서 핀란드 장관 인터뷰도 했고 ‘지피’라는 벤처기업 사무실도 둘러봤고... 그 유명한 노키아 본사에도 들러 브리핑을 들었습니다. 이어 울루산업단지로 가서 이곳저곳 둘러봤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일본 어느 신문사 런던특파원이랑 둘이 초청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핀란드 공무원이든 기업인이든 한국을 아프리카의 이름 없는 국가 정도로 취급하는 것 같아 기분이 언짢았습니다. 오기가 나서 “삼성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잘 모르겠다"면서 자기네들끼리 물어보고, 현대는 더더욱 모른다고 하고... 누군가가 “니네 신문 발행부수가 얼마나 되냐?”고 묻길래 “50만부"라고 했더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더군요.

노키아 방문했을 때도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부 초청으로 온 기자인데 홍보실 부장급 정도 되는 여자분이 설명해주고 전시실 보여주고 끝이더군요. 간부급 인터뷰를 기대했는데 실망스러웠습니다. 당시 노키아는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준비 중이었습니다. 제가 설명을 듣고 나서 “한국 시장에 내놓을 폰이 너무 투박하다, 그대로 내놓으면 팔리지 않을 것이다"고 지적했는데 괘념치 않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실패했죠.

상적이었던 것이 또 있습니다. 핀란드행 비행기 티켓을 주한핀란드대사관에서 예약해줬는데 암스테르담 경유 노선이었습니다. 헬싱키공항 도착 시간이 너무 늦어 호텔에는 자정 이후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공항에서 호텔까지 택시비 영수증을 주라"고 하더군요. 정산해주겠다고. 그래서 제가 “됐다”고 했습니다. 정부 초청이라면서 공항에 아무도 마중나오지 않아 속 좁은 제가 좀 삐졌습니다ㅎㅎ. 청렴한 국가라는 인상도 받았죠.

노키아가 고전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습니다. 안드로이드 대신 윈도폰을 선택한 바람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왕따 당하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습니다. 핀란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이 1위에 올랐다는 소식, 삼성이 핀란드에 연구소를 설립한다는 소식을 접하니 기분이 묘합니다. 노키아 잘나간다고 한국 기자를 개무시하더니 쌤통이다. 옹졸하게 이런 생각도 들었고, 삼성도 우쭐대다간 노키아 꼴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당시 사진을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막 떠오릅니다. 사진 10장 올립니다. [광파리]

제가 묵었던 그랜드마리나호텔 방. 작은 방이었습니다. 창밖으로 헬싱키항이 보이는.

그랜드마리나호텔 방 창문으로 내다본 헬싱키항. 탈린까지 왕복한다는 실자라인.

지피라는 벤처기업 사무실. 12년 전의 투박한 컴퓨터가 눈에 띄는군요.

노키아 본사에서는 홍보담당자(왼쪽) 브리핑을 받고 전시실을 둘러봤습니다.

가운데 사람이 일본 어느 신문사 런던특파원. 왼쪽은 안내를 맡은 공무원(?).
저를 초청해준 핀란드 정보통신부장관. 한 시간 가량 인터뷰를 했습니다.
코트라 헬싱키무역관 도움으로 시벨리우스공원과 바위교회를 둘러봤습니다. 
핀란드가 자랑하는 울루 산업단지. 이곳에서 찍은 사진이 많을 텐데 이것밖에 못찾았습니다.
울루공항에서 광파리. 지금은 이마가 벗겨지고 머리 숱이 옅어졌지만 그땐 제법 폼이 났군요ㅎㅎ.
저녁 먹고 혼자 어느 맥주집에서 맥주를 마셨던 기억... 밤 9시 헬싱키항 모습. 낮인지 밤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