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3일 수요일

이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은 애플이 아니다


미국 경제주간지 배런스(Barron’s)가 ‘2013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100대 기업'을 선정해 발표했는데 애플이 1위에서 밀려났습니다. 1위는 애플이 아니라 미국의 다국적 홀딩컴퍼니 버크셔 해써웨이입니다. 구글이 작년 16위에서 4위로 뛰어올라 애플을 바짝 뒤쫒고 삼성이 36위에서 18위로 도약한 점도 눈에 띕니다.




애플은 2위마저 월트 디즈니한테 넘겨주고 3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애플이 2011년 10월 스티브 잡스 사망 후 1년 9개월 동안 깜짝 놀랄 만한 제품이나 혁신적인 기술을 보여주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됩니다. 테크 분야만 놓고 보면 애플 3위, 구글 4위, 아마존 6위, IBM 10위, 삼성 18위, 인텔 20위… 마이크로소프트 61위.

배런스는 기업을 4점 만점으로 평가했습니다. 존경하지 않는다 1점, 약간 존경한다 2점, 존경한다 3점, 아주 존경한다 4점. 1위 버크셔 해써웨이는 3.88점으로 아주 존경한다에 가깝습니다. 3위 애플도 그렇습니다. 3.78점으로 1위에 0.1점 뒤집니다. 삼성은 3.10점으로 ‘아주 존경한다’는 수준은 아니고 그냥 ‘존경한다’ 수준입니다.

물론 평가는 사람이 하는 것이고 다분히 평가자의 주관이나 감정이 개입될 소지가 큽니다. 미국 기업이 48개 포함됐는데 잘나가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유럽에서 조사했다면 다르겠죠. 이런 순위는 참고용으로 보는 게 좋다고 봅니다. 버크셔 해써웨이는 기부를 많이 하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회사란 점에서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애플의 경우 ‘홈런타자의 딜레마'에 빠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팬들은 두세 차례 역전 만루홈런을 친 타자에겐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홈런!” “홈런!”을 연호합니다. 그러나 홈런이 매번 나온다면 야구 재미 없죠. 때로는 홈런보다 단타나 2루타가 필요할 때도 있는데 팬들이 홈런을 연호하면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헛스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 사망 후 애플이 홈런을 날리지 못한 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그럴 줄 알았다"느니 “형편없는 타자"라는 식으로 매도하는 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애플도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건 좋지만 홈런 칠 생각만 하다 보면 삼진아웃 당할 수도 있습니다. 특허전쟁은 홈런타자의 과욕으로 보입니다.

삼성이 18위로 오른 건 인정할 만합니다. 2010년 갤럭시S를 내놓은 이래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한 점을 인정받았겠죠. 비-미국 기업은 20위권에 3개가 포함됐습니다. 11위 유니레버(네델란드), 16위 네슬레(스위스), 그리고 삼성. 아시아 기업은 삼성이 유일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61위까지 밀린 걸 보면 ‘PC 시대'는 확실히 저물었습니다. [광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