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7일 수요일

HP가 안드로이드폰 개발? 배신인가 변신인가?


세계 최대 PC 메이커인 휴렛팩커드(HP)가 ‘탈 윈도', ‘탈 PC’, ‘탈 마이크로소프트'를 본격화하려는 걸까요? 구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폰을 개발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구글과 제휴를 맺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구글앱스를 보급하기로 했죠. 윈도를 버리겠다고 선언한 건 아니지만 '배신'이든 '변신'이든 뭔가를 하려는 것 같습니다.
폰아레나는 15일 HP가 개발 중인 안드로이드폰이라며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또 HP 간부가 “디자인이 독특한 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복귀한다"고 말했다, HP가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만들고 있고 웹OS를 LG한테 팔았으니 안드로이드 폰을 만들지 않겠느냐고 썼습니다. HP로서는 이젠 윈도폰과 안드로이드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HP는 PC 메이커로 알려졌지만 여러 차례 스마트폰을 시도했습니다. 아이폰 나오기 전에는 한국에서도 PDA처럼 생긴 투박한 폰을 팔았었죠. 웹OS 인수 후에는 독자 OS 폰을 개발했지만 제대로 판매하지 못했습니다. 이후에 ‘슬레이트’로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을 타진했는데, 이젠 안드로이드 탑재 스마트폰을 개발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폰아레나가 공개한 사진에는 HP 로고가 있습니다. 그러나 BGR은 HP 대변인이 부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HP 폰이 아니며 조작한 것(fabrication)이라고 했다는 겁니다.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는 건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그게 안드로이드폰인지 윈도폰인지도 밝히지 않았지만 판세를 보면 윈도폰보다 안드로이드폰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HP가 안드로이드를 택한다면 마이크로소프한테는 큰 타격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이 지금쯤 10%대 점유율을 확보했다면 PC 메이커들은 PC와의 호환성을 고려해 윈도폰을 택할 가능성이 크죠. 그러나 윈도폰 점유율이 3%선에 머물고 있으니 PC 메이커들이 윈도폰에 대한 미련을 접고 안드로이드로 간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HP가 구글과 손을 잡고 중소기업에 구글앱스를 보급한다는 것도 예전 같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죠. 올씽스D는 지난달 HP가 구글앱스 리셀러가 됐다고 썼습니다. 세계 1위 PC 메이커가 오랜 친구 마이크로소프트를 등지고 구글과 손을 잡았다, 오피스365가 아니라 구글앱스를 판다는 얘기인데… 비즈니스 세계는 참 냉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PC 메이커들 사이의 신뢰가 깨진 직접적인 계기는 ‘서피스' 태블릿 발매입니다. 그동안 윈도를 제공하기만 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작년 10월 서피스를 만들어 직접 팔기 시작하자 에이수스 등이 반발하기 시작했습니다. OS 공급자가 경쟁자가 되면 불리해지기 때문이죠. 삼성도 윈도/안드로이드 겸용 제품을 냈습니다.
판세 돌아가는 걸 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자꾸 기회를 놓치고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폰이 나온지 6년이 넘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쯤 윈도모바일 후속 윈도폰이 점유율 10%선은 넘어야 합니다. 그래야 희망이 보입니다.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해 디바이스 부문에 힘을 실었는데 PC 파트너들을 더욱 화나게 하진 않을지…
PC 메이커들이 윈도/폰 진영에서 발을 빼고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간다면 노키아는 정말로 ‘왕따'가 됩니다. 노키아가 무너지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바일 OS 시장에서 설 땅을 잃겠죠. 그런 점에서 최대 PC 메이커인 HP가 안드로이드폰을 개발한다는 소문은 소문만으로도 눈길을 끕니다. 마이크로소프트한테는 '배신', HP로서는 '변신'이겠죠. [광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