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5일 월요일

에스토니아에선 창업절차 5분...스카이프 낳은 "IT 강국"


에스토니아야말로 “IT 강국”이 아닐까? 이코노미스트와 비즈니스 인사이더 기사를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에스토니아” 하면 소련이 해체될 때 독립한 발트해 연안의 작은 나라, 수년전 러시아로부터 해킹 공격을 받아 ‘사이버 전쟁'을 일찌감치 경험한 나라, 세계 최초로 총선에 전자투표를 적용한 나라… 이 정도만 알았는데 기사를 보니 재밌는 얘기가 많네요. 인터넷전화 회사 스카이프가 에스토니아에서 출발했달지…
내용이 재미 있어서 정리해 봤습니다.

북해 연안에 있는 에스토니아. 인구가 129만명, 면적이 1360만평으로 강원도의 2배 남짓밖에 안되는 이 나라가 ‘정보기술(IT) 강국’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인터넷전화 회사인 스카이프를 탄생시킨 나라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7월11일자에서 ‘스카이프 뿐이 아니다’는 제목으로 에스토니아를 소개했고, 인터넷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8월4일 ‘작은 에스토니아가 어떻게 IT 리더가 됐나’란 기사를 썼다.
에스토니아는 2007년 총선 때 세계 최초로 전자투표를 도입했고 작년 초에는 인터넷 속도에서 한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그 당시 넷인덱스 다운로드 기준으로 에스토니아는 46.35Mbps로 1위였고 한국은 31.03Mbps로 3위였다. (현재는 한국 5위, 에스토니아 36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이 나라에서는 주차료를 휴대폰을 지불하고 건강기록은 클라우드에 저장해놓고 이용한다.
에스토니아를 ‘IT 리더’라고 부르는 것은 이런 몇 가지 사례 때문만은 아니다. 창업 환경이 최고라는 게 더 중요하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에스토니아에서는 창업 절차를 마치는데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전자 아이디카드로 로그인한 다음 몇 차례 클릭만 하면 ‘허가’ 통보가 이메일로 날아온다. 이코노미스트는 국민 1인당 신생기업 숫자를 비교하면 에스토니아가 세계 최고라고 전했다. (출처를 찾아봤지만 찾지 못했습니다.)
에스토니아에 ‘창업 붐’을 일으킨 결정적 계기는 ‘스카이프 대박’이었다. 에스토니아, 덴마크, 스웨덴 개발자들이 만든 인터넷전화 회사 스카이프가 2005년 미국 이베이에 26억 달러에 팔렸다. 창업한지 3년된 신생기업이 약 3조원 (2011년 마이크로소프트에 팔림). 온라인 갬블링 소프트웨어 회사인 플레이텍도 런던 증시에 상장해 시가총액 20억 파운드 (3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런 성공 사례가 알려지면서 창업 붐이 확산됐다.
에스토니아 신생기업들은 창업하는 순간부터 글로벌로 나가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이들은 고객을 찾아, 인재를 찾아, 자금을 찾아 해외로 나가야 한다. 내수시장이 워낙 작은 데다 해외 주요 도시와 잇는 직항이 많지 않아 해외 마케팅이 쉽지 않기 때문. 아예 본사를 해외로 옮기는 기업도 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그랩CAD는 미국 캠브리지로 옮겼고 트랜스퍼와이스와 리얼아이스는 영국 런던으로 본사를 옮겼다.
에스토니아가 ‘IT 리더’가 된 데는 일찌감치 ‘인터넷’으로 방향을 잡은 정부 정책이 주효했다. 에스토니아는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뒤 핀란드가 아날로그 교환기를 공짜로 주겠다는 것도 마다하고 디지털 교환기를 직접 개발했다. 또 살 길은 인터넷이라고 믿고 모든 학교에 컴퓨터를 보급했고 1998년까지 인터넷으로 연결했다. 2000년엔 ‘인터넷 접속권’을 인권으로 선언했고 어디서나 와이파이를 공짜로 쓰게 했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지난해 ‘프로그래밍 타이거’라는 공공-민간 공동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다섯살 때부터 코딩 기초를 가르치는 프로젝트이다.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프로그래밍을 정규 과목으로 채택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한 기업인은 이렇게 말했다. “80년대에는 고등학생들이 록스타가 되고 싶어했는데 지금은 기업가가 되고 싶어한다.” 공무원이나 대기업을 선호하는 우리네 풍토와 대조적이다.
일부 성급한 사람들은 에스토니아를 ‘유럽의 실리콘밸리'라고 말한다고 한다. 그러나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민을 잘  받아주지 않아 해외 인재를 끌어오기 어렵고 교통도 불편하고 내수시장이 너무 좁지 않냐는 얘기다. 최근 이민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고 하지만 지정학적 한계가 작지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창업이 활발한 미국 델러웨어에 비유해 ‘유럽연합(EU)의 델러웨어는 될 수 있다’고 썼다.
이코노미스트에서 읽은 내용, 비즈니스 인사이더에서 읽은 내용과 제 생각을 섞어 두서없이 정리했습니다. 짬이 나면 원문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에스토니아는 소련에서 독립하면서 사실상 ‘맨땅에 헤딩'을 했습니다. 젊은 관료들이 백지에 그림을 그리다시피 했습니다. 이와는 달리 우리는 잘나갈 때 만들어 놓았던 '유산'이 이제는 걸림돌이 돼 예전 만큼 빠르게 나가지 못하는 게 아닌가…아쉽습니다. [광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