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1일 목요일

스티브 발머의 마지막 변명 "시장에 물어봐라"


외신을 읽다가 간단히 메모합니다. 지난 8월 “12개월 이내에 퇴임하겠다"고 발표한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9일 주주들을 만났다고 합니다. 작별인사 자리였겠죠. 발머가 재임한 13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40%나 떨어졌으니 투자자들 심기가 편할 리 없을 텐데,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발머는 자신이 마이크로소프트를 이끈 기간에 주가가 정체된 것은 리더십 때문이 아니라 시장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잠재가치를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말부터 했다고 합니다. 맞는 말일까요? 아니면 구차한 변명일까요? 발머로서는 억울하다고 생각하는가 본데, 그의 말대로 시장이 마이크로소프트 잠재가치를 몰라줬을까요?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를 보면 2000년 전후 ‘닷컴 버블' 시기에 천정부지로 치솟았죠. 거의 60달러에 근접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CEO인 빌 게이츠는 바로 그 꼭지점에서 물러났습니다. 2000년 1월. 물러난 건지 밀려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발머 재임 후 거품은 빠졌고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30달러선에서 하락을 멈췄죠.

그 다음부터는 경영 실적과 회사의 비전으로 주가가 결정됐을 텐데 10년 이상 주가가 꼼짝도 않고 떨어진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같은 기간에 애플 주가는 20배 이상, 구글 주가는 2004년 상장 후 10배 이상 올랐으니 투자자들은 참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이날 미팅에서 투자자 누군가가 발머한테 주가에 관해 물었는데, 발머의 답변은…

“주가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익과 관련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우리 회사 주가는 내가 CEO 됐을 때의 60% 수준이다. 이익은 3배로 늘어났다. 당신 질문에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아는 상식으로는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투자를 계속하면 이익이 늘어나고, 이익이 늘어나면 주가가 그에 상응한다(오른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최근 오름세를 타고 있죠. 37달러선. 발머 취임 때의 60% 수준. 순이익도 78억 달러에서 218억 달러(2013 회계연도)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발매 말대로 거의 3배가 됐습니다. 이것만 놓고 보면 발머 말은 맞습니다. 그런데도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횡보한 이유는 뭘까요? 발머 본인만 모르는 것은 아닐까요? [광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