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7일 목요일

PC시장은 곤두박질, 레노버는 깜짝 실적


테크(IT) 기자로 일하면서도 좀체 이해하기 어려운 기업이 하나 있습니다. 중국 PC 메이커 레노버(聯想)입니다. 2, 3년 전만 해도 라이벌인 대만 에이서에 눌려 ‘만년 4위'에서 맴돌았는데,  PC 시장이 곤두박질하는 국면에서 세계 1위 메이커로 치고 올라갔고 경쟁사들과 달리 짭짤한 이익도 냅니다. 3분기에도 기대 이상 이익을 냈다고 합니다.

레노버는 3분기(레노버 회계연도 2분기)에 2억1970만 달러 순이익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작년 3분기 순이익 1억6200만 달러에 비하면 36% 증가. 매출은 13% 증가한 97억7천만 달러. 시장조사기업 가트너에 따르면 3분기 세계 PC 판매대수는 8.6% 감소했고 대다수 PC 메이커들이 고전했죠. 에이서는 CEO가 갈리게 됐습니다. (관련 글)

이런 와중에도 레노버는 PC 판매대수를 늘리고 점유율을 끌어올렸습니다. 가트너에 따르면 레노버는 3분기에 전년동기대비 2.8% 늘어난 1415만대의 PC를 팔아 1년 사이에 점유율을 15.7%에서 17.6%로 끌어올렸습니다. HP는 1373만대, 17.1%. 레노버는 한국에서도 외국 PC 메이커 중에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죠.



그러나 PC만으로는 레노버의 3분기 깜짝 실적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비결은 뭘까요? “PC+”를 기치로 걸고 모바일 시장에 적극 뛰어든 점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레노버는 스마트폰 사업을 강화해 삼성 애플 화웨이에 이어 4위 메이커가 됐습니다. 회사 발표로는 3분기에 전년동기대비 78% 증가한 1230만대를 팔았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스마트폰과 PC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많은 PC 메이커들이 폰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HP도 그랬고 에이서도 그랬고… 그러나 대부분 실패했죠. HP는 자체 OS를 추구하다 손을 들었습니다. 레노버는 이제 PC 메이커인지 폰 메이커인지 헷갈릴 정도로 순조롭게 변신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실적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광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