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9일 월요일

맥북프로 레티나 15인치 모델 사용해 봤더니


애플이 지난달 발매한 15인치 맥북프로 레티나 모델을 2주일 동안 사용해 봤습니다. 소감을 간단히 메모할까 합니다. 이 제품 사양과 특징에 관한 글은 이미 많이 나왔죠. 그래서 이전 1세대 제품에 비해 뭐가 다른지를 절반쯤 쓰고, 나머지 절반은 한국에서 맥북을 써도 큰 불편은 없는지, 맥북을 사용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를 정리하겠습니다.

저는 맥북에어를 쓰다가 1년쯤 전에 맥북프로 레티나 13인치 모델 나오자마자 사서 쓰고 있습니다. ‘에어’든 ‘프로’든 맥북에 대해서는 만족합니다. 맥북 처음 사용할 때 누군가 “익숙해지면 윈도 PC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하길래 “에이~ 설마…” 했는데 거의 그렇게 됐습니다. 주로 맥북프로를 쓰고 간간히 윈도 PC와 크롬북을 씁니다.

레티나 맥북프로 15인치 신제품 뭐가 다른가

맥북프로 레티나 15인치 모델은 이번에 나온 게 두번째입니다. 첫번째 모델 나왔을 때 사용해 보고는 ‘다 좋은데 휴대하기엔 너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맥북프로 13인치 모델이 레티나로 나오자마자 용돈 탈탈 털어서 샀습니다. 13인치 쓰다가 다시 15인치를 썼더니 시원하다는 느낌부터 들었습니다. 역시 화면은 클수록 좋죠.

물론 레티나 모델의 장점 중 하나는 해상도입니다. 15인치 신제품은 인치당 픽셀 수(ppi)가 220개. 가장 선명하다는 구글 '크롬북 픽셀'(239ppi)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크롬북 픽셀에서는 빛 반사가 심한 반면 맥북프로에서는 이런 현상이 거의 없습니다. 바탕화면에 멋진 사진이나 그림을 깔아놓으면 명화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애플은 신제품을 내놓을 때 기존 유저인터페이스(UI)를 최대한 유지합니다. 디자인은 거의 똑같죠. 또 신기술을 눈에 띄지 않게 적용해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달라진 게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의 경우 13인치 맥북프로에 매버릭스 OS를 깔아서 쓰고 있어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기존 사용자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게 혁신하는 게 ‘애플 스타일’입니다.

눈에 띄게 달라진 것도 있습니다. 와이파이는 확실히 똑똑해졌습니다. 장소를 옮겨 노트북을 열어 보면 그곳에서 잡히는 가장 강력한 와이파이를 잡고 있습니다. 기존 제품은 엉뚱한 와이파이를 잡거나 이전 장소의 와이파이를 찾느라 진땀을 흘리는 경우가 많죠. 애플은 와이파이 “신기술(802.11ac)을 채택해 3배 빨라졌다”고 설명합니다.

쾌적하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맥북프로 레티나 제품을 써 보면 힘에 겨워 '비명'을 지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오랫동안 계속 사용하면 아래쪽이 뜨뜻해지긴 하죠. 15인치 신제품을 2주일 동안 사용하면서 아래쪽을 수시로 만져봤는데 기존 제품에 비해 뜨거워지는 정도가 덜했습니다. 애플은 “전력효율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합니다.

배터리 수명이 길다는 것도 레티나 맥북프로의 강점입니다. 애플은 한 번 충전으로 신제품 13인치는 9시간, 15인치는 8시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최대 9시간, 8시간이라는 얘기겠죠. 15인치 신제품을 평소대로 사용해본 결과 5시간은 넘지만 6시간은 넘지 못했습니다. 13인치 기존 제품에 비해 약간 짧다고 느껴졌습니다.

무게는 2kg으로 다소 무겁지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닙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SSD를 채택하기 전에는 맥북프로는 투박하고 무거웠는데 레티나 모델부터는 많이 가벼워졌습니다. 진짜 단점은 가격입니다. 256GB 모델은 259만원, 512GB 모델은 339만원. 13인치 모델은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169만원, 199만원, 239만원.



한국에서 맥북 쓰는데 불편은 없나?

한국에서 맥북을 쓰다 보면 귀찮은 게 몇 가지 있습니다. 윈도-익스플로러 컴퓨터에 최적화된 사이트가 있다는 게 첫번째 걸림돌입니다. 저 역시 서너 달 전까지는 회사 그룹웨어에 접속할 땐 윈도 PC를 켜야 했습니다. 이제는 멀티 OS, 멀티 브라우저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바꿔 문제 없습니다. 기자입력기도 이달 중 같은 방식으로 바뀝니다.

일반인이 느끼는 가장 큰 불편사항은 '아래아한글'입니다. 맥북에서는 아래아한글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한글뷰어'를 깔면 읽을 수는 있죠. 저는 문서는 주로 구글닥스로 작성하기 때문에 아래아한글 안써도 불편하지 않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맥용도 깔아놨고, 애플 아이워크 3종(키노트, 페이지스, 넘버스)도 종종 사용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맥북 기능 중  하나는 화면 캡처 및 사진 공유입니다. 맥북에서는 화면 캡처하기가 아주 편합니다. ‘코맨드+쉬프트+3’을 누르면 전체화면, ‘코맨드+쉬프트+4’를 누르면 지정한 화면을 쉽게 캡처할 수 있습니다. 캡처한 화면을 클릭한 다음 자르거나 글을 넣을 수도 있고, 클릭 한두 번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윈도 PC를 쓰다가 맥북으로 넘어온 직후 한동안 ‘그림판'이 없어 아쉬웠는데 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사진을 키노트 위에 올려놓고 편집한 다음 화면 캡처를 하면 됩니다. 사진 위에 글을 넣고 싶으면 메뉴를 눌러 추가하면 됩니다. 한 마디로, 맥북 사용 직후에는 아래아한글이나 그림판 같은 게 없어 아쉽지만 적응하고 나면 문제되지 않습니다.

'아이라이프' 3종(아이포토, 아이무비, 거라지밴드)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입니다. 제가 음치라서 거라지밴드는 사용하지 않지만 음악 좋아하는 이들에겐 더할나위없는 프로그램입니다. 사진을 다듬을 땐 아이포토를 사용합니다. 포토샵에 비해 기능이 단순하지만 사용하기 편합니다. 동영상을 편집할 땐 아이무비가 편해서 종종 사용합니다.


가끔 '맥북 사려면 어떤 걸 골라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이동이 많아 가벼워야 한다면 맥북에어가 좋고, 다소 무겁더라도 성능이 빵빵해야 한다면 맥북프로가 좋고… 맥북프로 중에서는 휴대성이 우선이라면 13인치, 데스크톱 대용으로 생각한다면 15인치 모델. 최고 사양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거의 매년 새 모델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광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