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5일 수요일

크롬북 무시하지 마라…NPD 보고서의 의미


크롬북이 올해 노트북 판매의 21%를 차지했다? 믿기지 않습니다. 물론 한국 얘기는 아닙니다. 미국 얘기입니다. 일반 판매 상황이 21%라는 얘기도 아닙니다. ‘커머셜 채널'을 통한 판매가 그렇다는 겁니다. 이런 특수한 판매상황을 감안해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간단히 소개합니다. 시장조사기업 NPD 그룹이 발표한 자료입니다.
‘커머셜 채널(commercial channel)’은 쉽게 말해 기업 학교 등을 상대로 판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소매점에서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판매하는 ‘컨슈머 채널(consumer channel)’과 구분되죠. NPD 자료는 ‘넷북 돌풍’이 잠잠해지면서 위축되고 있는 전체 컴퓨터 시장 추세와는 많이 다릅니다. 이 점을 감안해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크롬북은 구글 크롬 OS를 탑재한 ‘클라우드 노트북'을 말합니다. 각종 프로그램이나 파일을 노트북 하드웨어가 아니라 ‘클라우드(구글 서버)’에 저장해놓고 필요할 때 내려받아 사용합니다. 인터넷 없으면 ‘꽝'이라는 게 문제이지만, 값이 싸고, 분실해도 파일은 온전하고, 각종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신경 안써도 되고… 장점도 많습니다.

우선 보고서 내용을 간추립니다. 미국에서 1~11월 중 커머셜 채널을 통한 데스크톱, 노트북, 태블릿 등 컴퓨팅 디바이스 판매가 144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25.4% 증가. 데스크톱은 8.5% 증가, 노트북은 28.9% 증가, 태블릿은 49% 증가. 윈도 노트북은 증가 제로, 윈도 데스크톱은 약 10% 증가, 애플 노트북+데스크톱 판매는 7% 감소.
크롬북과 안드로이드 태블릿 합계는 176만대. 전년동기엔 40만대. 크롬북이 전체 노트북에서 차지한 비중은 21%, 전체 컴퓨팅 디바이스 판매의 8% 차지. 1년 전 점유율은 0.1%. /// 커머셜 채널을 통한 퍼스널 컴퓨팅 디바이스 판매에서 태블릿 비중은 22%. 안드로이드 태블릿 증가율 160%. 태블릿에서 아이패드 비중은 59%.

(앗! 그런데 자료 본문에는 크롬북 점유율이 0.1%에서 8%로 올랐다고 씌여 있는데 그래프에는 0.2%에서 9.6%로 오른 것으로 그려져 있네요. 제가 잘못 이해했나요?)
“윈도 PC 판매가 부진하자 기업들이 대체 상품, 대체 OS에 눈을 돌렸다. … 그러나 커머셜 채널에서 윈도 PC가 죽은 것은 아니다. 대표주자인 HP와 레노버는 여전히 윈도 PC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기업들이 낡은 컴퓨터나 OS를 업그레이드 함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하드웨어가 다양해질 테고 메이커들도 순응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 인용문은 NPD에서 산업 분석을 담당하는 스테펜 베이커의 말입니다.
본문 수치와 그래프 수치가 달라 의아하긴 하지만 ‘커머셜 채널’의 추세를 파악하는 데는 별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크롬북이 학교를 중심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고 하던데 그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10월2일 ‘마이크로소프트 조심해라. 미국 학군의 22%가 크롬북 사용한다'고 썼습니다. 5천여개 학교입니다.
지난달에는 ‘크롬북 무시하지 마라. 농담 아니다'는 글도 나왔습니다. 크롬북에서는 각종 윈도용 프로그램 안되지, 오피스 안되지, 스카이프 안되지, 포토샵도 안되지… 그래서 처음엔 크롬북을 ‘농담(joke)’ 정도로 생각했는데 전면 클라우드 컴퓨터란 점에서 다시 봐야 한다, 윈도를 대체할 수도 있다, 장난이 아니다는 내용의 글입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아마 오피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를 쓰지 말라고 하면 대부분 “헐~” 하겠죠. 그러나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구글드라이브(다큐먼트, 스프레드시트, 프리젠테이션)를 쓰면 큰 문제 없습니다. 오피스 쓰는 사람에겐 오피스 파일로 변환해서 보내줄 수도 있습니다. (아래는 가격표)

물론 한국에는 장애물이 더 많습니다. 크롬북 쓰다 보면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닙니다. 아래아한글 파일을 읽을 수 없고, 전자금융, 전자정부, 전자거래 이용에도 한계가 있고… 하지만 웹 환경이 ‘멀티 OS, 멀티 브라우저'를 수용하는 쪽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어서 크롬북과 같은 ‘클라우드 노트북’을 사용할 날이 올 거라고 봅니다.
크롬북이 돌풍을 일으킬 거라고는 생각 안합니다. 학교나 중소기업 등을 중심으로 서서히 확산되겠죠. ‘윈도 왕국’이 한순간에 무너진다거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앉아서 당할 거라고도 생각 안합니다. 그러나 삼성, 에이서에 이어 레노버, 델, HP, LG 등이 속속 크롬 컴퓨터를 내놓는 것은 ‘큰 변화’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광파리]

(2013.12.18) LG가 크롬 OS 탑재한 올인원 ‘크롬베이스'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