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4일 목요일

마이후 창업자였던 와이퍼 임석영 이사에 관한 추억

와이퍼 최고전략책임자(CSO)인 임석영 이사에 관한 글을 읽다 보니 5년 전 일이 생각나 간단히 메모한다. 2011년 3월 어느 날 한국경제신문에 창업자 한 분이 찾아왔다. 자신이 하려는 서비스를 설명하겠다고 했다. 기자 서너 명이 회의실에서 설명을 들었다. '마이후'라는 서비스인데 꽤 매력적이었다. 페이스북 트위터 싸이월드 등 각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아우를 수 있는 소셜 서비스였다. 그 서비스를 들고 실리콘밸리로 진출하겠다고 했다. 너무 늦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이디어가 참신했고 임석영이란 분이 대단해 보여서 몇일 후 서울 강남에 있는 마이후 사무실을 찾아가 취재를 했고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그 후 '실리콘밸리에서 실패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결국 안됐구나, 아이디어는 좋았는데 너무 늦었지. 이런 생각을 하고 다시 잊었다. 그런데 작년 7월 디데이(D.DAY)에서 임석영 님을 다시 만났다. 디데이는 디캠프(D.CAMP)가 매월 마지막주 목요일 저녁에 여는 데모데이. 와이퍼 문현구 대표가 발표를 했는데 네트워킹 시간에 임석영 님이 CSO 명함을 내밀었다. "마이후 임석영이 맞다"고 했다. 반가웠다. 그 후 와이퍼는 디캠프에 입주했고 투자도 받았다. 지금은 디캠프를 나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임 이사는 디캠프에 머무는 동안 멘토 역할도 했다. 창업자들은 고민이 있으면 임 이사한테 털어놓곤 했다.


모비인사이드의 유재석 기자는 임석영 님을 영화 '인턴'의 벤 휘태커에 비유했다. 40대 후반에 스타트업 CSO로 문현구 대표를 돕는 모습이 휘태커 느낌이 난다고 본 것 같다. 바로 그 글을 읽고 5년 전 블로그 글을 찾아봤다. 한경닷컴이 블로그를 폐쇄한 바람에 1천 건이 넘는 광파리의 블로그 글이 모두 사라졌는데 어느 분이 자기 블로그에 퍼간 게 검색에 잡혔다. 그 글을 다시 퍼와서 공유한다. 2011년 4월 초에 쓴 글이다.





광파리가 직접 사용해 보지도 않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소개할까 합니다. 마이후라는 서비스입니다. 임석영이란 분이 대표인데, 트위터에서 팔로잉 하는 사이일 뿐이고 두 차례 만나 마이후 설명을 들었을 뿐입니다. 마이후는 미국에서 18일 비공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고, 다음달 2일 상용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국내보다 먼저 미국에서 선을 뵙니다.




마이후(myWho?)는 지인 중심의 소셜 플랫폼입니다. 웹에서도 이용할 수 있고 스마트폰 앱으로도 이용할 수 있고... 마이후에 접속하면 친한 사람들과 쉽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습니다. 트위터 쪽지(DM)든, 페이스북 댓글이든, 블로그 댓글이든 다 가능합니다. 문자도 가능하고 인터넷전화도 가능합니다. 각종 소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마이후의 가장 큰 특징은 친한 사람 중심이라는 점입니다. 페이스북이든 트위터든 지인 중심이라고 말하긴 어렵지요. 친한 사람이라도 “눈팅”만 하고 글을 올리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습니다. 친구한테 DM을 날리고 싶은데 친구 아이디가 생각나지 않을 때도 있고. 마이후는 친한 사람들과 쉽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페이스북 트위터와 다릅니다.




마이후 첫 화면입니다. 친한 사람들이 썸네일로 뜹니다. 한복판에 12명의 “가장 친한 친구”들이 있고, 첫 화면에 친구 96명이 뜹니다. 이걸 “소셜 매트릭스”라고 하는데, 5페이지까지 넘어갑니다. 480명(96x5)까지 이런 식으로 관리할 수 있지요. 남들이 제 매트릭스를 보면 누구랑 친한지 알 수 있겠죠. 공개하기 싫으면 비공개로 전환하면 됩니다.


친밀도 순위는 어떻게 정할까요? 오프라인 만남, 전화통화, 이메일 송수신, 트위터 소통, 페이스북 댓글 등 두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점수로 매겨 정합니다. 친할수록 매트릭스 앞쪽에 배치합니다. 단, 가장 친한 친구 12명은 본인이 정할 수 있습니다. 12명에 포함시키고 싶은 친구인데 온라인 활동이 적어 뒤로 처진다면 수동으로 포함시킬 수 있지요.




마이후의 두번째 특징은 비주얼 유저인터페이스(UI)입니다. 매트릭스 자체가 “비주얼 주소록”입니다.  매트릭스 상의 친구 사진을 클릭하면 그 친구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각종 수단이 모두 뜹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드인, 블로그, 이메일, 문자, 인터넷전화 등이 꽃잎 모양으로 둥그렇게 뜹니다. 이것을 “소셜 플라워(social flower)”라고 부릅니다.


세번째 특징은 “히스토리(History)”. 히스토리 메뉴를 클릭하면 각각의 친구들과 그동안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몇월몇일 이메일 보냈고, 몇월몇일 통화했고, 몇월몇일 문자 보냈고… 이런 식입니다. 검색창에 친구 이름을 입력하면 이 친구와의 히스토리가 나옵니다.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히스토리 기능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합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사용하기도 벅찬데 마이후까지 써야 하나? 마이후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라이브피드”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마이후에서 자신의 트위터 타임라인이나 페이스북 홈을 띄워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 마이후 안에서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문자, 전화 등 어떤 것이든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마이후는 “소셜 플랫폼”을 지향합니다.




마이후에서는 “타운”이란 용어를 씁니다. 친구 타운에 가서 어떤 사람들과 교류하는지 볼 수 있습니다. 친구가 A씨와 친하다면 “소개해달라”고 조를 수도 있겠죠. 인맥을 공개하기 싫으면 비공개로 설정하면 됩니다. 설정 화면은 그림으로 돼 있어 이해하기 쉽습니다. 공개 수위는 광장부터 비공개까지 4단계. 비공개로 전환하면 마이후는 비주얼 주소록이 됩니다.


그룹 관리 기능도 강점입니다. 마우스로 친구 사진을 클릭해 끌어다가 그룹(가령 “대학동창”) 폴더에 담기만 하면 됩니다. 드래그&드롭. 임 대표는 “마이후는 사람 중심으로 모아서 보는 서비스”라며 “젊은이들은 특정인과 친해지기 위해 경쟁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멀티실렉트”란 기능도 있지요. 5명까지 골라서 한꺼번에 메시지를 보내는 기능입니다.


마이후를 처음 시작했을 땐 친구가 전혀 없을 텐데...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마이후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오픈 API를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친구들을 끌어와 자신의 매트릭스에 담을 수 있습니다. 친구를 찾아주는 “파인드 프렌드(Find Friend)” 로직도 개발을 끝냈다고 합니다. 친할 것 같은 친구를 찾아서 추천해주는 기능입니다.




마이후를 파티나 업소에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포스퀘어와 비슷한 “쉐이크인”이란 기능이 있습니다. 앱을 작동해 폰을 흔들면 특정 장소에 왔다는 사실이 기록됩니다. 흔들어서 체크인 하니까 “쉐이크인”. 파티 참석자들이 동시에 “쉐이크인”을 할 수도 있겠죠. 출석점검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참석자들의 사진을 무대 화면에 띄울 수도 있을 테고요.


업소에서는 고객 매트릭스를 벽에 띄워놓을 수도 있습니다. 고객들은 자신이 몇번째 단골인지 확인할 수 있겠죠. 주인은 단골들을 구분해 다른 할인율을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마이후는 뉴욕에서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반응을 떠봤다고 합니다. 고객 500명까지는 공짜, 1천명까지는 월 10달러, 2천명까지는 월 20달러…돈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마이후는 최근 20억원 투자를 받았습니다. 새너제이에 미국법인을 설립했고 임 대표는 4일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10여개 벤처캐피털 관계자들을 만나 투자설명을 합니다. 서울 본사에서 일하는 임직원 18명 대부분도 미국으로 건너갈 예정입니다. “글로벌 서비스”를 표방하고 출발한 마이후…임 대표는 “실리콘밸리에 깃발을 꽂고 싶다”고 하더군요.


회의론도 있습니다. “페이스북 트위터가 버티고 있는데 되겠어?” “싸이월드도 실패했는데 국내에서 검증도 거치지 않은 서비스로 될까?” 저도 성공할 거라고 장담은 못합니다. 꽤 매력적인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싸이월드가 실패하고 돌아온 만큼 마이후가 설욕했으면 좋겠고, 마이후처럼 글로벌 서비스를 지향하는 스타트업이 많이 나오길 바랄 뿐입니다. (광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