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8일 일요일

중국 로열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업계의 다크호스?

중국 중원에는 ‘고수'가 참 많은 것 같다. 흔히 중국을 대표할 만한 테크(IT) 기업으로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를 꼽는데 이들 말고도 많이 있다. 화웨이 샤오미도 있고, 전기차 생산대수 세계 1위 비야디(BYD), 드론 세계 1위 DJI도 있고… 오늘은 로열(Royole, 柔宇科技)을 알게 됐다. 선전에 있는 기업인데 이미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반열에 올랐다. 어떤 기업인지 알아보기 위해 여기저기 들여다봤다. 중국어를 몰라 영어 사이트만 봤다. 메모한 걸 공유한다.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지 않고 만들어간다”


로열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두 가지가 올려져 있다. ⑴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지 않는다. 우리는 미래를 만들어간다. (We Do Not Predict The Future. We Invent The Future.)’ ⑵ 세계 최초의 ‘접히는 가상이동극장(World's First Foldable Virtual Mobile Theater). 미래를 예측하지 않고 만들어간다는 캐치프레이즈에서는 자신감이 느껴지고, 접히는 VR 헤드셋에서는 판을 엎으려는 반골 기질이 느껴진다.


바로 아래 ‘디스플레이 제품' 섹션에는 3가지 제품이 올려져 있다. ⑴ 가상이동극장, ⑵ 0.01mm 초박형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⑶ 휘어지는 센서. 한결같이 놀라운 제품이다.


로열2.jpg


1) 접히는 가상이동극장(Foldable Virtual Mobile Theater)


휘어지는 VR 헤드셋. 로열X. 로열 측 설명은 이렇다: 영화나 비디오게임을 최고 화질로 즐길 수 있다, 스마트폰 셋톱박스 PC 등에 저장된 영화를 즐길 수 있고, 넷플릭스 아마존 훌루 유튜브 영화도 즐길 수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위(Wii) 엑스박스 애플 구글 등의 게임 플랫폼에 올려진 게임도 즐길 수 있다. AMOLED 기술을 채택해 화질이 3,300ppi로 스마트폰의 10배. 중앙일보는 최근 ‘한국의 디스플레이 우위도 오래 갈 것 같지 않다'는 제목의 영어 기사를 썼다. 이 기사도 이 사이트에 연결돼 있다.


로열3.jpg


2) 0.01mm 초박형 휘어지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


이거 대박이다. 두께가 1mm도 아니고 0.1mm도 아니고 0.01mm다. 세계에서 가장 얇다고 하고, 다양한 전자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고 한다. 나비 날개 만큼 얇다는 표현을 썼는데, 0.01mm면 나비 날개보다 더 얇을 것 같다. 사이트에는 이렇게 씌여 있다: 3년 동안 디스플레이와 관련한 수백 건의 특허를 등록했고 핵심 노하우를 축적했다. 이걸 토대로 가장 얇은 컬러 AMOLED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로열4.jpg


3) 휘어지는 센서(Flexible Sensors)


로열의 휘어지는 센서 기술은 차세대 AMOLED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개발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이 센서의 소재, 생산공정, 디자인과 관련해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성능이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어 웨어러블 기기용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적용될 수 있다고. 전통적인 터치스크린에 비해 성능이 좋고 비용이 적게 든다고.


로열5.jpg


하루 18시간 일하고 새벽에도 메일 보내는 일벌레


중국 언론은 로열을 어떻게 평가할까? 차이나데일리 기사도 읽어 봤다.


로열 CEO인 류 지홍 회장(33, Bill Liu)은 “AMOLED를 이용하면 아이패드를 아이폰 크기로 접어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이 디스플레이가 전자제품 세상을 혁명적으로 바꿔놓을 거라고 확신한다. 그가 얇고 휘는 스크린를 탐구하기 시작한 건 대학생 때부터였다. “우리가 습득하는 정보의 70%가 비주얼이라면 더 얇고 휘는 디스플레이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삶을 좀더 쉽고 좀더 편하게 해줄 뭔가를 발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류지홍은 2012년 박사학위를 받고 나서 귀국했다. 광동성 선전으로 가서 자신이 구상한 것을 개발하기 위해 로열을 설립했다. 로열 시니어 매니저인 팬 준챠오는 이렇게 말했다. “류는 창업 초기에 하루 18시간씩 일했다”, “새벽 2시, 3시에도 우리한테 이메일을 보내곤 했다. 그렇게 하고도 아침에는 맨 먼저 출근했다.” 2년 후 로열은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두께 0.01mm. 고화질 디스플레이로는 가장 얇다. 이 디스플레이는 전자기기, 자동차, 가전제품, 의복 등에 적용될 수 있다.


로열은 지금까지 300개가 넘는 특허를 등록했다. 이미 유니콘으로 등극했다. 로열은 지난달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스포츠웨어 메이커인 리닝과 계약을 맺었다. 0.01mm 휘는 디스플레이를 이들의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서였다. 류 회장은 성공한 지금도 겸손하다. 매일 아침 6시에 사무실에 도착하고, 비행기는 이코노미석을 탄다. “퍼스트 클라스 탈 돈이 있다면 회사 연구개발에 쓰고 싶다.” 로열은 지난해 휘는 가상이동극장을 공개했고, 금년 1월에는 차량용 휘는 콘솔도 내놓았다.


기사는 여기까지다. 스탠포드에서 박사학위 마치고 2012년에 귀국해 회사를 설립했다는데, 4년도 안돼 유니콘이 됐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삼성 LG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로 크고 있다? 믿기지 않는다. 로열은 최근에는 가입자가 8억명이 넘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 차이나모바일과 제휴했다. 가상현실(VR)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로열은 과연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혁신에 성공할까? 좀더 지켜봐야겠다. (광파리)


* 이미지 출처: 로열 홈페이지(http://www.royole.com)